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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이기만 한 방법? 이상적이고 현실적인 방법

예전부터 이 주제에 대해 글을 올려야 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요즘 너무 바빠진 관계로 엄두를 못내고 있다가, 짧게나마 써보려고 잠시 짬을 내봅니다.

강의를 듣지 않는다.
대신 이해갈 때까지 책을 들이판다.
안풀리는 문제라고 질문을 하지 않는다.
대신 풀릴 때까지 두고 두고 (몇 날 며칠이고) 고민한다.

위의 이야기를 들으면 무슨 시절 모르는 소리냐며, 이상만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실 수 있겠습니다. 특히나 학교 수업을 우습게 여기고 학원 강의가 기본이 되고, 학원 강의가 이해 안되면, 개인 선생을 붙여서 다시 과외 시키는 강남 정도쯤 되면 요즘에는 그렇게 해서 절대 여기 강남 애들 따라 갈 수 없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그러나 저것이 이상만 쫓는 소리일까요?

첫번째, 위의 방법은 수십년간 사람들이 써오던 방식이고 수많은 수학 고수들을 배출해 온 방식입니다. 부모님 세대도 무슨 잘나가는 학원 강의를 들어서 수학을 잘하지 않았고, 저의 시절에도 강남 8학군 학교 전교권에서 날고 기던 학생들 중 학원 강의 들어서 잘하는 학생들 거의 못봤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도 수학을 미친듯이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스스로 책을 들이 팝니다. 그런 친구들 중 옆에서 이끌어 주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들이 특강을 해준다거나 모르는 걸 풀어준다거나 하는 역할이 아닙니다.

두번째, 강의 듣는 것으로 하루를 채우고, 옆에서 친절한 선생들이 밀착해서 가르쳐주는 학생들이 과연 성공했습니까? 만약 그것이 성공했다면, 내신 수학 성적 및 수능 수리 성적은 부유함의 순서대로여야 맞을 겁니다. 초등학교 때, 이과 미적분을 선행하는 학생들은 어떻습니까?

위의 방법은 이상만을 추구하는 비현실적인 방식이 아닙니다. 소위 수학 잘한다는 학생들이 늘 해왔던 방식인데, “걔들은 잘하는 애들이니까 그런 말하지.”라는 식으로 버려진 것 뿐이지요.

저는 사실 위의 방식이 이상적이라는 말에 의아합니다. 아니, 머리 싸메고 쌩고생하는 것이 어디가 이상적이라는 것인지? 이상적인 정보 전달 방식은 공각기동대의 두뇌로 부터 두뇌로 옮기는 방식을 빼고는, 가만히 앉아서, 남의 열강을 듣고, 그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식일겁니다. 얼마나 편합니까? 생각할 필요도, 고민할 필요도, 따로 시간 빼앗길 필요도 없는데요?

하지만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 정보 전달이 되는 것은 지극히 일부이기에, 공부법으로는 비현실적인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시간 투자하고 고민하고 고생해서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 가야 하는 것입니다. 강의는 이러한 내용이 있으니 이것을 공부하라는 일종의 도입입니다. 실제로 수업 시간에 주구장창 자고, 학원도 안가고 과외도 안받고, 혼자 공부해서 전교권에 드는 학생들을 봤을 겁니다.

강의가 아무 쓸모도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강의의 힘은 대단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배운 미적분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유명하다는 강의들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더 이해를 할 수가 없는 겁니다. 결국 미적분은 내 능력 밖이다라고 결론 내고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을 들어왔을 때, 다시 수학 수업을 신청했는데 정말 쉽더군요. 그토록 이해 안되던 극한이나 미적 개념이 왜 이걸 이해 못했을까 싶을 만큼 쉽게 느껴졌습니다. 수학 공부를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그 무렵일겁니다.

두 가지 예를 대비한 이유는 그겁니다. 강의가 어떤 학생에게 이해하기 쉽게 다가오면 수학 공부에 강력한 동기 부여를 해 줄 수 있습니다. “아, 나도 할 수 있는 거군아!”의 효과지요. (실제 학습은 그 이후에 이루어집니다.) 그에 반해 어떤 이유로든 그 학생에게 이해할 수 없는 강의가 되어버리면(아무리 유능한 강사라 해도 모든 학생에게 이해하기 쉬운 강의를 할 수는 없습니다.), 그 타격은 어마어마합니다. 그리고 그 타격으로 이미 자신을 “능력 없음”으로 단정지은 학생의 생각을 되돌린다는 것은 심리 전문가가 투입되기 전에는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그동안 강의로 학생들을 끌어들이던 사교육계에서 위의 방식은 분명 혁신적이고 새로운 방식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공부 방법의 관점에서 보자면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던 방식입니다. 사교육 없이도 가능한 방법 아니냐고 물으신다면, 제 답변은, 네, 맞습니다.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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