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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수가 당신을 구원해줄 수 없을 때

요즈음 한국 교육계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을까?”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학생을 둔 모든 가정이 학교 외에 따로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되어가는 현상은 분명 잘못되었습니다만, “사교육비”가 근본적인 교육 문제입니까?

초중고를 떠나서, 현재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게 있어 가장 큰 목표와 가치는 “등수”입니다. 그 이유는 며칠 전 인터뷰를 한 메가스터디 대표 손주은씨가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취업공부, 고시공부에 목매는 건 두렵기 때문이에요. 경쟁에서 밀리면 끝이다, 안전망이라도 찾자는 거죠. 양극화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발버둥일 뿐입니다. 공부해서 취업한들 대기업 부속품밖에 더 됩니까. 얄팍한 인생밖에 더 됩니까. 이제 공부는 구원이 아니라, 기득권층 뒷다리만 잡고 편하게 살자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1)

그것이 옳든 그르든, 이렇게 등수에 목메는 근본적인 이유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함입니다만, 만약 그 등수가 당신을, 당신의 자녀를, 혹은 당신의 학생을 구원하지 못한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의 교육 체계에서의 등수의 상당 부분은, 곧 그 학생이 갖고 있는 지식 수준과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물론 고등학교 수학 과목은 지식만으로 바를 수 없지만, 대부분 학년의 대부분 과목은 그러하다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다른 것은 일시중지 모드로 놓고, 오직 추구했던 그 지식이 실제로는 아무 쓸모가 없다면 어떻습니까? 만약, 지금 일시중지해둔 그것들이야말로 사회에서 경쟁에 이기도록 한다면 어떻습니까? 당신이, 당신의 자녀가, 혹은 당신의 학생이 지식만을 추구하는 동안, 다른 누군가들-현재는 등수에서 밀린 그들-이 실제 사회에서 중요한 그것들을 훈련하고 있다면, 머지않아 사회에서 다시 만날 때 어떻게 되겠습니까?

현재 일시 중지해둔 것들 중 다음의 것들이 있지 않습니까? (2)

  1. 중요한 것은 시간을 들여야 함을 이해하기 – 현세대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기다리기입니다.
  2. 세상에 공짜가 없음을 이해하기 – 학생들은 쉽게 남을 이용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3. 스스로 생각하기 – 어딘가 적혀있거나 누군가 말해주면 생각없이 받아들입니다.
  4.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보기 – 실패는 자연스럽다는 걸 모르기에 실패를 패배로 받아들입니다.
  5. 스스로 되돌아보기 – 결과가 좋으면 기뻐하고 나쁘면 우울해하고 끝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6. 스스로 자제하기 – 자신들이 행사하는 결정권이 없으므로 자제력을 배울 수 없습니다.
  7. 틀린 것에서 잘못된 지식, 구조, 모델을 고치기 – “틀리는 것=잘못”으로 이해하여 토론이 불가능합니다.
  8. 좋은 것은 한 번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이해하기 – 어설픈 노력은 격려받지 못하므로 “완벽한 노력”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리스트는 더 길겁니다. 아직도 자신만은 비껴가고 있다고, 현재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래도 “지금 국제중만 들어가면”, “지금 준비하는 특목고만 들어가면”, “지금 준비하는 대학만 들어가면” 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언제까지 어른들의 욕심을 위해 아이들의 미래가, 더 나아가서는 이 사회의 미래가 희생되어야 할까요?

(1) 메가스터디 손주은, 차라리 깽판을 쳐라. 이러한 현상은 사회 전체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나, 글의 주제를 벗어나므로 여기까지만 언급하겠습니다.

(2) 이 리스트에 있는 것들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논의는 다음에 다시 다루겠습니다.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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