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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수학 교과,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얼마 전 수학 교과 개정 정책이 발표되었습니다. (참조: 바뀐 수학 교과 ‘미친 수학’ 이 따로 없네 )

몇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1. 이 개정된 교과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교육 제도 흐름의 일환인가?
  2. 앞으로 나아가야 할 수학 교육 제도는 어떠한가?
  3. 이러한 흐름을 우리는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가?

위에서 뉴스 기사 링크를 걸었지만, 뉴스 기사에서의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은 상당히 표면적인 것들입니다. 저런 기사가 나올 수 있는 배경은 이해가 됩니다. 기사의 내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 수학의 문제점으로 여기는 것들의 모음이니까요. (구플에서의 토론) 그러나 당장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행동은 응급조치일 뿐입니다. 수학 교과가 자주 개정되는데, 매번 응급조치만 취하면, 그 원인이 되는 문제는 계속 커집니다. 그리고 응급조치가 아닌 원인을 해결하려면 그 원인을 찾고 조명하는 일이 일어나야 가능합니다.

자, 그러면 다시 돌아가서 하나씩 생각해봅시다.

1. 개정된 교과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교육 제도 흐름의 일환인가?

현재로서는 그 교육 제도의 흐름이 없습니다. 중장기 교육 계획을 세우고 있지도 않다는 것 자체도 문제입니다. 일관성을 가질 수 있는 기둥이 없으므로, 교과과정 개정은 매 번 이리 왔다 저리 갔다 심한 변동을 일으킵니다. 또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려면 교육을 하는 목적이 확실하고 그 목표가 구체적이어야 하는데, 현재는 그게 구체적이지 않고 피상적이어서, 수학 교육의 목적, 목표와 실제의 교육 제도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2. 앞으로 나아가야 할 수학 교육 제도는 어떠한가?

우리가 앞으로 맞이할 세상은 많은 기술과 지식이 예전보다 더 빠르게 진화할 것입니다. 지식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보유한 지식을 새로운 방향으로 쓸 수 있는 노동자들이 점점 더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즉, 사고 능력이 뛰어난 노동자들이 많은 일을 이끌어 가게 되겠지요. 심지어는 범죄자들도 지능적이어야 하는 세상이니까요.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서 그 많은 지식에 도달하기까지 시간도 짧아지겠지요.

지금까지 알아야 할 지식보다 훨씬 많은 양의 정보를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다양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을 더욱 필요로 한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했던 ‘일단 지식부터 전달하고 보자’식의 교육은 통하지 않게 됩니다. 진정 중요한 것은 ‘정보를 흡수해서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어 내는 방법’과 ‘보유한 지식을 통합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알고 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더 필요합니다. 예전에도 필요했던 것이지만, 이제는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많은 노동자들에게 요구되는 조건입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그냥 머리로 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각 학생들이 정보를 흡수해서 자신의 지식으로 만드는 것과 그 지식을 통합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훈련하므로써 내재시켜야 합니다. 즉, 학생들이 이것이 가능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수학 교육의 근간이 되어야 합니다.

3. 이러한 흐름을 우리는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가?

위의 변화를 가정하고, 현재의 바뀐 제도를 다시 한 번 봅시다.

저는 초등수학을 모르므로 그 쪽은 넘어가고 (아는 분이 얘기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고교과정을 보겠습니다. 먼저 교과별 주요 개정 내용을 보겠습니다.

2014 수학교과 주요 개정 내용

공통 교육 과정에 “수학적 창의성 강조 – 수학적 문제 해결력, 수학적 추론, 수학적 의사소통 등 수학적 과정 강화”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과정으로 전환 – 불필요한 수학적 용어 삭제, 암기와 계산 위주의 학습 지양”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전부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이것을 정말 실현할 수 있도록 되어있느냐겠습니다.

이런 것이 가능해지려면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양이 많고 어려운 수학교과 내용을 학생들의 발달 수준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마침 2011개정은 ‘창의성을 강조하고 교육내용 20%를 감축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의 기사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입니다. 현 수학 교과는 너무 기술적이고 기교적인 것에 집착하는 성향이 있는데, 그것은 버려야겠지요.

2014년 개정될 고교 수학 과목

수학 교육과정체제를 보면 2009체제에서 고1까지 배우던 공통교육과정을, 새로운 체제에서는 중3까지로 줄였고 일반 과정은 수학 I/II, 미적분 I/II,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로 바뀌었습니다. 일반 과정은 과목 분류는 나아진 것 같으나 그 내용상의 변화는 크게 없을 것 같습니다. 변화는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에 있습니다.

기본과정은 중3까지 배운 내용을 따라 잡지 못했던 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게 됩니다. 심화과정은 수학을 배우는 것이 빠른 학생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교과과정으로, 고급 수학Ⅰ에는 오일러 그래프, 해밀턴 그래프, 채색 다항식 등 이 더해지고, 고급 수학Ⅱ에는 복소수의 극형식, 극좌표, 극방정식, 테일러급수와 전개, 미분방정식, 극방정식으로 표현된 곡선의 영역, 모멘트와 질량중심, 이변수함수, 편미분, 이계편도함수, 임계점, 안장점, 그래디언트 등이 들어갑니다. 한국 고등 수학 교과 과정에선 예전엔 없었던 과목들이 더해집니다.

교과 과정에서 기술적이고 기교적인 면을 많이 없애주고, 심화과정으로 들어가는 내용을 늘린 것은 영어권 국가의 수학 교과 과정을 따라간 느낌이 듭니다만,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어떻게 진행을 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려 있을 것 같습니다. 수강모의 허실 선생님의 댓글(수강모에서의 토론)처럼, 기본과정을 두어서 중학교 때 수학을 제대로 못했던 학생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것은 괜찮은 방법입니다. 다만 이것 역시 학교에서 제대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성공이 달려있겠습니다. 학교에 그만한 인력이 있느냐도 문제이겠지만, 더 큰 문제는 학부모가 이것을 제대로 수용할 것이냐의 문제도 있습니다.

위의 변화 외에도 계산기를 도입한 것은, 역시 영어권 국가를 따라가는 현상이겠으나,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 변화입니다. 수능 시험에서 쓰게 한다면 모를까, 아직 그렇게 추상적이지 않은 교육을 받고 있는 중고등학교에서 수학적인 개념을 익히는데 필요한 시행착오를 시킬 때, 계산기가 없는 것은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사실 이러한 것들보다도, 변화가 보이지 않는 정책입니다. 수학적 창의성 (문제 해결력, 추론, 수학적 의사소통) 과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과정이라는 목표가 존재함에도, 이것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를 전혀 알려주고 있지 않습니다. 수학 교과 과정이 새로운 과정과 천지차이가 나서 창의성과 생각하는 힘을 강조하는 교육을 못했던 것이 아닙니다. 순수한 지식 전달(강의로 도달 가능한 목적)만을 목적으로, 전달하려는 정보가 학생에게서 뱉어지는지만 확인했던 교육 제도가 잘못되었던 것입니다.

어떻게 가르쳐야 하느냐에 대한 변화가 사실은 핵심이고, 가장 중요한 사항인데, 이것에 대한 변화없이 창의성이고 사고력이고는 키울 수가 없습니다. 한국의 유수 대학 신입생들이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신입생들에 비해 지식적으로 떨어져서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창의력과 사고력은 몇 백시간 강의듣는다고 생겨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단시간에 일어날 수 없습니다. 학교 교사 한 사람이 열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니라, 정부와 교육청과 학교에서 인력과 교육을 지원해야 하고, 교사들은 정책이 있기 전에 스스로 바뀌기 위해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학부모를 교육해야 하고, 학부모도 스스로 먼저 나서서 자신을 교육시켜야 하고 이러한 변화가 가능하도록 정부를 압박하고 학교의 변화에 적극적인 협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사회에서 어떤 제도가 성공하려면 그 제도와 연관되는 모든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듯이, 교육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의 제도를 성공시키려면 정책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모든 단체와 사람들, 여기서는 교육청과 학교,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 모두의 변화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사회가 바뀌려면 모두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토론

바뀐 수학 교과,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1개의 생각

  1. sikor4324에서 이 항목을 퍼감.

    게시자: sikor4324 | 2014/03/06, 7: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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