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교육

아이의 실패가 나의 패배라고 생각하는 부모들

이 다큐멘터리는 육아와 관련되어 보이지만, 한국의 교육 현실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여져서 글을 씁니다.

제가 처음에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을 때, 관심사는 오로지 학생의 ‘수학 실력’을 높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곧 학생들은 ‘수학적 사고력의 향상’에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누군가가 어려운 수학을 쉽게 설명해주면 그것이 곧 자신의 수학 실력 향상으로 연결된다고 믿는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착각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며 세계적으로 대다수의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오류입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게 되었는데, 운 좋게도 비슷한 고민을 했던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여러 차례에 걸친 토론과 공부를 통해서, 이러한 것들도 학생들에게 훈련을 통해 직접 알게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러나 이것은 긴 여정의 시작이었을 뿐이었습니다. 수학 교육에 발을 깊이 담글수록 이러한 상황은 비단 수학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수학 교육에 대한 오류는 전세계적입니다. 현재 그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해 여러 선진국에서는 ‘교육’에 관해 많은 실험과 도전이 일어나고 있지요. 그러나 한국에는 이것보다 더 큰 원인이 도사리고 있는데, 그것은 앞의 “어떤 것이든 ‘실패와 도전’이 없이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논리를 삶의 전반에 적용시키고 있는 문화 현상이었습니다.

EBS 다큐프라임 마더쇼크 2부 엄마 뇌 속에 아이가 있다는 이러한 현상을 전반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국과 한국의 아이가 등교하는 풍경을 보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러한 가치관에 노출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한국 엄마를 인터뷰할 때, “내가 해 줄 수 있는 부분은 해주고, 너가 할 부분은 그냥 너가 해라.”라고 합니다. 여기서 ‘너가 할 부분’에 대한 두 나라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가 어설프게 시도하는 것을 ‘할 수 없는 것’으로 단정짓고 부모가 해줘야 할 몫으로 여깁니다. 아이가 어설픈 시도를 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것을 끈기있게 기다려주는 것은 아이가 겨우 6~8살 때 이미 끝난 것이지요. 이러한 현상은 아이가 자랄 수록 점점 심해지게 됩니다.

아이가 어설픈 시도를 하다가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것을 얼마나 기다려주지 못하는지는 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의 단어 맞추기 게임 실험에서 절실하게 드러납니다. 이 부분을 보면서 학부모들의 행동과 완전히 오버랩되는 경험을 했네요. “얘가 이거를 제가 가르쳐줘서 맞췄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어느 엄마의 말은 자신의 행동이 아이에게 해가 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알려주면 아이가 알게 된다”라는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도의 단어 맞추기에서도 ‘설명 = 가르침 = 배움’이라고 여긴다면 그보다 더 근접하기 힘든 교과목, 예를 들면 수학 공부에 관해서는 더더욱 오류를 범할 수 밖에 없겠지요.

다큐멘터리 중간에 보면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공부만 하면 되도록” 해준다고 하지요. 실상은 요즘 아이들은 공부도 안해도 됩니다. 그냥 “남의 설명을 구경만 하면” 되지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가 고등학생의 과반수를 넘어가는 현실은 학생들의 “남의 설명을 구경만 하려는” 자세와 무관해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현실에서는 비단 학부모뿐만 아닌, 교사나 강사도 역시 비슷한 가치관(“학생의 실패와 어설픈 시도는 시간 낭비이며, 수학을 잘 아는 사람들이 학생들 대신 생각을 해주는 것이 학생을 돕는 것이다.”)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더쇼크 2부 내용

마더쇼크 2부 비디오:

1. 동일시의 문제점

2. 부모 역할 변천

3. 학교 등교 풍경 한국 엄마 vs. 영국 엄마

4. 아이의 성취에 대한 가치관

5.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과 보상뇌

토론

아이의 실패가 나의 패배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에 대한 1개의 생각

  1. 저와 교육관이 비슷하셔서 감동이네요. 수학을 푸는 것이 아닌 사고하는 학문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오늘도 고민이 많은 강사입니다. ㅋㅋ 물론 한국에서 얻을 답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또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 좋은 글 많이 읽고 담아갑니다.

    게시자: 익명 | 2015/11/07, 5: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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