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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공부에 대한 오해] 이해했다는 느낌 vs. 모르는 것을 구체화한 것

이 글은 [수학 공부에 대한 오해]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알겠다는, 다 이해한 것 같은 느낌

수학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던 적이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수학을 이해했다, 수학책의 내용을 이해했다, 수학 선생님의 설명을 이해했다는 말이 어떻게 다르게 쓰일 수 있는지에 대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저 선생님의 강의는 이해하기가 너무 좋아.” “이 책의 설명은 너무 이해하기가 편하게 되어 있어.” “그 수업을 듣고 나면 그 어려운 과목이 너무 쉽게 이해가 되.” “그 선생님은 따로 공부 안해도 될 정도로 설명을 자세하고 쉽게 해줘.”

이 말들에서 “이해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이 학생들이 그 수업이나 강의, 혹은 설명을 듣고 그 개념을 복합적이고 종합적으로 이해를 해서, 그 개념을 이용한 어떤 문제든 쉽게 풀 수 있다는 이야기일까요? 만약 그게 아니라면 무슨 말일까요?

대부분의 경우, “설명을 듣고 나니 이해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라는 뜻입니다.

느낌과 실제 상황의 괴리

매우 어려운 과학적 이론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TV프로그램을 보신 적 있습니까? 그 설명을 듣고, “아, 무슨 말인지 알겠어.”라는 생각 들은 적 있습니까? 혹시, 그렇게 이해가 되었던 이론을 기반으로 다른 논문을 내어보신 적 있습니까? 아니면, 그 프로그램 시청하고 그 이론을 이해했으니, 그 이론을 이해하면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을 수강해봐야겠다고 생각해보신 적 있습니까? 이해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과 실제로 이해를 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일상에서 어떤 설명을 하거나 아는 척을 할 수는 있어도, 그것을 갖고 복잡한 문제에 응용을 하긴 어렵습니다. 그것과 다른 것 사이의 연관성이나 그것을 여러 가지 각도에서 보는 것이라든지, 그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와는 반대로, 무언가를 오래 공부해봤다면, 공부할 때, 이런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어라,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모르는 것만 더 생겼어.” 어떤 것을 이해하는 과정 중 중요한 하나는 그 설명에서 모르는 것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여기서 모른다는 것은 자신이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했던 모델(이미 갖고 있던 시스템과 지식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것)과 그 내용에 나온 것이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처럼 이해가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는 것이 어떤 것을 이해하는 것의 시작입니다.

학생들을 관찰하다보면, “난 다 알겠어. 다 이해되.”라는 자세를 취하는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이 훨씬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주욱 읽었더니 이해가 되더라는 말은 대체로 내용을 읽었는데도 의문점 혹은 질문이 없더라는 뜻에 가깝습니다. 의문점이나 질문이 없는 이유는 추측을 한 것이나 이미 갖고 있는 지식과 비교 분석을 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만약 비교 분석이나 추측을 했다면, 아직 그것을 해결해야 다 이해된 느낌이 들텐데, 그런 찝찝함이 없이 다 안다고 느낀다는 것은 내용을 읽으면서 적극적인 배움의 자세를 전혀 갖지 않았단 뜻이니까요.

이러한 학생들의 특징은 정의와 공식등 기억하는 것이 꽤 많습니다. 문제는 정보를 단편적으로 기억하고 있을 뿐,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지 못한 상태입니다.

교과서나 교재를 읽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개념을 이해하는 과정의 핵심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에 경계를 짓고, 모르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인지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보통 학생들이 하듯 교과서나 교재를 ‘물 흐르듯’ 읽는 방법으로는 해낼 수가 없습니다. 한 문장을 읽는 사이 사이에도 굉장히 많은 비교와 연결을 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계속 끊김 현상이 발생하고, 앞에서 뒤로 ‘순서대로’ 나아가게 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죽죽 읽어내려가면서 하는 공부 방식은 정의나 성질 또는 공식마다 단절되어 있어서 기존의 지식체계와 연결이 거의 안되어 있습니다. 대신 공부하는 방식은 깔끔합니다. 그에 반해, 모르는 것을 찾아내고, 기존의 지식과 계속해서 비교를 하게 되는 방식은 앞과 뒤의 정보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방식 자체가 어수선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공부란 것은 체계적인 혹은 단계별로 각각 정리하는 읽기 행위가 아니라 읽은 것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답을 하는 과정입니다.

토론

[수학 공부에 대한 오해] 이해했다는 느낌 vs. 모르는 것을 구체화한 것”에 대한 2개의 생각

  1. 이 글을 출처를 밝히고 저희 사이트에 올리고 싶습니다. 가능한지요? 만약 문제가 된다면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게시자: 김영제 | 2013/04/29, 4:27 오후
  2. 도움되는 글 잘 읽고 갑니다

    게시자: 익명 | 2015/12/06, 9: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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