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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공부, 제대로 하고 있습니까?

수학을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한가지에만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차이 중 하나를 꼽아보라면 이것을 꼽을 것 같습니다.

 

개념 공부한다면서 의미는 생각하지 않는다

 

수학을 공부할 때, 처음엔 용어와 용어의 정의를 배웁니다. 그에 따른 예도 떠올려 보고, 그러한 예들이 가지는 특성들과 그 용어에 해당하지 않는 상황들의 특성을 살펴봅니다. 그러면서 그 용어가 가지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알게 되고 하나의 용어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내용이 묶음으로 연결됩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의미를 알아가는 것이 무턱대고 정의와 성질을 외운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정의나 성질을 읽고 이해되었으면 그것이 무슨 뜻인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분배 법칙을 봅시다.

a(b + c) = ab + ac

학생들은 대체로 모양을 보고 그 모양을 머릿속에 새겨두는 것으로 그칩니다. 괄호 밖에 하나의 숫자가 곱해져 있고, 괄호 안에 두 숫자가 더해져 있습니다. 이러한 모양은 어떻게 바꿀 수 있냐하면, 괄호 밖의 숫자를 괄호 안의 각각의 숫자에 사과를 분배해주듯 곱해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이해한 것이 아닌, 모양을 설명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성질은 경우에 따라 모양이 드러나게 주어질 수도 있고, 안보이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분배법칙 모양을 통한 설명

분배법칙 모양을 통한 설명

분배 법칙을 모양으로 외워둔 학생들의 문제점은 그들의 연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왜냐하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연산에 자유자재로 적용할 수 없으니, 큰 수에 대한 복잡한 연산을 쉽게 만드는 강력한 도구 하나를 잃어버린 셈이지요. 연산 하나 희생이라면 그렇게 아쉬워할 것은 없을 수도 있겠으나, 분배법칙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것을 바탕으로 나오는 곱셈공식이나 인수분해 등등은 먼나라의 마법 같이 느껴질 뿐입니다.

학생들에게 개념 공부한 공책을 보여달라고 하면,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아이들조차 의미를 공부한 노력의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미 윗 과정까지 선행을 했다는데도, 유명한 응용 심화 문제집의 정답률이 8~90%라는데, 간단한 개념 문제를 내어 보면 머릿속이 하얀 것이지요. 매번 선생님이 하는 말을 앵무새처럼 외워서 공부하는데, 어떻게 복잡한 수식을 이해하고 고차원적인 추상화를 하겠습니까.

가끔 학생들이 개념 공부했다고 주장하는 노트를 보면 선생님이 칠판에 쓴 내용만 깔끔하게 필기해놓아서 그대로 스캔해서 강의 슬라이드로 써도 될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필기 노트라면 갖다 버리셔도 됩니다.

 

개념 공부한 노트는 어떻게 써야 할까요?

 

다시 분배법칙으로 돌아가 봅시다.

a(b + c) = ab + ac

분배법칙은 위에서 보다시피 어떤 수(a)와 또 다른 수(b+c)를 곱하는 거나 그 어떤 수(a)와 또 다른 수(b+c)를 합분해한 것에 각각 곱해서 더하는 거나 같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또 한 편으로는 여러 수(ab, ac)의 합은 그 수들의 공통 인수(a)를 제외한 나머지의 합(b+c)에 공통 인수(a)를 곱한 것과 같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수학 교재의 설명하는 내용의 의미를 알려면 이처럼 수식을 자신만의 언어로 바꿔보고, 언어로 나온 설명은 수식으로 바꿔보고, 각각에 알맞는 예를 들어본다든지, 각각에 해당할 수 없는 예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기타 등등의 작업을 해야 비로소 가능합니다.

위의 설명에는 하나의 수를 여러 숫자의 합으로 보는 것, 하나의 수를 인수들의 곱으로 보는 것 등등 학생의 해석이 들어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결합 법칙 등을 통해 수를 쪼개 보는 습관이 있었다면, 이런 해석이 나오기 쉬웠을 것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더 어려운 과정이었겠죠. 하지만,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다보면 점점 더 수월해집니다.

위의 예처럼 자신만의 언어로 바꾸거나 예를 찾는가든가 하다 보면 잘못된 표현이 될 수도 있고, 잘못된 예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계속 공부하다보면 중간에 걸리게 됩니다. 스스로 오류를 찾게 되는 거죠. 그러다보면 공부하는 내용에 해당되는 것과 해당하지 않는 것의 경계선도 보다 명확해집니다. 당연히 풍부한 내용이 머릿속에 남게 되겠죠.

 

덧붙임. 같은 제목의 이전 글이 아무래도 독자에겐 모호해 보일 것 같아서 폐기처리합니다. ㅎㅎ

토론

수학 공부, 제대로 하고 있습니까?”에 대한 2개의 생각

  1.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중학교때부터
    수학을포기해서 공대까지 수학때문에 고통받으면서 공부했습니다. 암기로만 공부했었어요. 공부방법이 잘못되었다는것 뼈저리게 느끼고 올바른 방법으로 수정하고 시도하겠습니다

    게시자: 수포자 | 2014/09/09, 3:09 오전
  2. 좋은글이네요 혹시 발췌해서 블로그에 올려도 될까요??

    게시자: 익명 | 2016/04/20, 4: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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