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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이라는 구조물 세우기란?

기본 개념이란?

이미 블로그에서 여러 차례 설명했지만, 예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전에 이 명칭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잠시 보도록 하죠.

  • 기본 개념은 정의와 성질을 말한다.
  • 기본 개념은 어떤 성질이나 공식을 설명하고 나서 나오는 예제를 풀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말한다.

기본 개념의 명칭을 좁게 본다면 위의 두 가지 설명 모두 맞을 겁니다. 그러나 수학 공부를 함에 있어 필요한 기본 개념은 위의 둘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본 개념이란 의미로 연결된 거대한 구조물

그동안 이 블로그에서 개념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성질들이 서로 어떤 의미를 갖고 연결되어 형성되는 하나의 거대한 구조물과 같다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겪는 문제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개념을 마치 각각의 개별적 지식으로만 인식하는데 그치고 서로 연결시키지 않기 때문에 벌어집니다. 아무리 성능 좋은 엔진, 변속기, 브레이크 등등을 갖고 있다고 해도, 그 부품만으로는 이동수단으로 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원이 있습니다. 원의 도형적인 성질, 둥근 모양을 배웁니다. 그리고 원의 정의인 한 점에서부터 그 점이 있는 평면 위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그런데 대부분 여기서 그칩니다.

‘원은 같은 거리의 점들’이라고 했을 때, 원이 거리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거리와 관련된 내용들을 연결시켜야 합니다. 거리란 것은 두 점 사이의 관계이죠. 이것은 한 점과 또 다른 점 사이의 관계이기도 하고, 한 점과 어떤 직선 위의 특정한 점 사이의 관계이기도 합니다. 도형으로 표현하면 전자는 두 점 사이의 선분이고, 후자는 한 점에서 어떤 직선에 내려진 수선이겠구요. 또한 둘의 선분이나 수선은 원의 반지름이기도 합니다.

거리는 두 점 사이의 관계이지만, 이것을 세 점 사이의 관계로 확장시키기도 하는 것이 피타고라스의 정리입니다. 두 점은 1차원에서 존재하지만, 삼각형의 세 점은 2차원에서 존재합니다. 1차원에서의 거리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2차원 이상으로 넘어가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하게 됩니다. 원에서의 거리는 2차원에서의 거리이구요.

위에 설명한 개념은 ‘거리’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내용이 상호 연관성을 갖고 묶여 있어서 한 가지에서 또 다른 내용으로 건너 뛰기가 가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원을 떠올리면 원의 모양과 그 방정식 뿐만 아니라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거리 관계까지 줄줄이 연상 가능해야 하고, 거꾸로 직각 삼각형이 나오면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거리 관계와 원까지 떠오를 수 있어야 한단 얘깁니다.

예컨데 이런 문제가 있었다고 합시다.

원 O x^{2} + y^{2}=5 위의 점 P(a, b)에 대해 T=(a-6)^{2}+(b-2)^{2}이 최댓값을 가질 때, a와 b의 값을 구하시오.

이 문제에서 원 O의 도형도 떠올릴 수 있어야 하지만, 주어진 식 T에 대해서도 바로 원의 방정식 또는 피타고라스의 정리 등이 ‘거리’ 관념과 함께 떠오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것은 구조물을 건축할 때, 조금씩 쌓아올리듯, 하나를 배우고 그 다음 내용을 배울 때 앞의 내용과 연관이 되는 부분을 찾아서 연결해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침실도 있고, 거실도 있고, 주방도 있는데, 침실에서 거실로 나갈 수 없는 집을 지은 꼴이 되어 버립니다. 편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지으려면 각각의 구역도 있어야 하지만, 서로의 구역이 적절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원은 둥근 모양이고 삼각형은 세모 형태라고만 생각하면, 원의 방정식은 신기한 마법으로 밖에 안보이게 되며, 관련된 내용을 연결시키지 못한 채로는 응용이고 뭐고를 할 수 없습니다.

 

개념을 세우는 것도 훈련이 필요한 부분

이렇게 개념을 세우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일 수록 모양과 패턴에 대해서는 기민하면서도, 따로 배운 것들을 연결시키는 것에는 약합니다. 아직 비슷한 의미끼리 연결시키는 훈련을 거의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겠죠. 반면 대학 공부를 할 때 즈음 되면, 모양과 패턴을 읽는 건 감이 떨어지더라도 별개로 보이는 것들의 의미를 연결시키는 것은 노련해집니다. 이러한 현상이 성인들이 쉽게 느끼는 문제와 어린 학생들이 쉽게 접근하는 문제가 다른 이유 중 하나일겁니다.

결과적으로는 학습자 개개인이 노력해서 이러한 구조물을 만들어야 합니다만, 가르치는 사람이 수업하면서 학습자가 이러한 연관성을 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며 아직 이러한 구조물을 만드는 행위에 익숙하지 않은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런 수업을 하는 중등교육기관(중고등학교나 학원 등등)은 많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언제부턴가 강의를 짧고 쉽게 하는 것이 주류가 되어서인지, 수학교육계 전반에서 이러한 부분을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또 다른 이유는 가르치는 사람들조차 이러한 구조물을 완성도 있게 갖고 있는 경우가 드물어서 그런 면도 있겠습니다.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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